피부과 MSO 투자자, 넘으면 안 되는 선
- 비의료인 투자자가 매출에 연동해 수익을 가져가거나 채용·광고를 직접 좌우하면 개설 명의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수익 배분 방식과 경영 개입 범위부터 따로 떼어 확인하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 이미 계약을 맺었다면 구조를 먼저 점검하고, 급하게 해지나 재협상부터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원장님, 요즘 피부과를 운영하시다 보면 시설 확장이나 신규 장비 도입 자금을 놓고 투자 제안을 받는 일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 특히 MSO(병원경영지원회사)라는 이름으로 접근하는 비의료인 투자자들은 "경영은 저희가, 진료는 원장님이"라는 말로 구조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실장 채용, 블로그·SNS 마케팅, 매출 관리까지 맡아주겠다는 제안은 당장은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문제는 이 구분선이 생각보다 쉽게 무너진다는 데 있습니다. 투자자가 상담실장의 시술 상담 멘트나 이벤트 프로모션 가격까지 정하기 시작하면, 겉으로는 경영지원이지만 실질은 원장님 명의만 빌린 운영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또는 이미 운영 중이라면 지금이라도 구조를 짚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투자, 어디에 걸려 있나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료인과 의료법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비의료인 투자자가 자금을 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대가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인사·마케팅·가격 결정까지 사실상 좌우한다면, 원장님은 명의만 빌려준 개설자로 평가받을 위험이 생깁니다. 이 경우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제64조)나 의사 자격정지(제66조 제1항)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MSO가 환자를 모아다 주는 대가로 매출 연동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면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영리 목적 환자 유인·알선 금지, 제23조의5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 취득 금지 규정에도 걸릴 소지가 있습니다. 피부과는 비급여 시술 비중이 높고 이벤트·프로모션으로 환자를 끌어오는 구조가 흔한 만큼, 이 부분을 특히 꼼꼼히 봐야 합니다.
MSO 구조, 적법과 위험 사이
같은 "MSO 투자"라는 말이라도 계약서에 어떻게 조항이 쓰여 있는지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 기준으로 지금 받으신 제안서나 이미 체결한 계약서를 한번 대조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 비교 기준 | 경영지원 용역에 가까운 구조 |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받는 구조 |
|---|---|---|
| 대가 산정 방식 | 고정 용역비 또는 정액 보수 | 매출·진료 건수에 연동한 배분 |
| 인사·채용 결정권 | 원장이 최종 채용·해고 결정 | 투자자가 상담실장 등 채용·평가 주도 |
| 가격·광고 결정권 | 원장이 시술 가격·광고 내용 승인 | 투자자가 이벤트 가격·문구를 직접 확정 |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접했던 사례를 신원을 알 수 없도록 각색해 말씀드립니다.
한 피부과 원장님이 MSO 투자 제안을 받고 계약서 초안에 서명하기 전 먼저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초안에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투자자에게 지급하고, 상담실장 채용과 광고 집행을 MSO가 전담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습니다. 상담에서는 먼저 수익 배분 조항을 매출 연동에서 정액 용역비 방식으로 바꾸는 안을 검토했고, 이어서 채용·해고와 광고 승인 권한을 원장 명의로 남기는 조항을 추가하는 순서로 재협상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계약은 투자자 측과의 협의를 거쳐 수정된 형태로 다시 조율되었습니다.
이 사례처럼, 계약서 문구를 바꾸는 작업은 서명 전에 하는 것과 서명 후에 하는 것의 난이도가 다릅니다. 이미 운영 중인 계약이라면 전면 해지보다 구조를 어디부터 손볼지 순서를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금 하실 일
투자 제안을 받으셨거나 이미 MSO와 계약 중이시라면, 아래 순서로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어떤 조항을 어떻게 고칠지는 계약서 전체를 봐야 판단할 수 있어, 여기서는 확인 순서만 정리합니다.
- 계약서에서 대가 지급 방식이 매출·시술 건수와 연동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 상담실장·마케팀 등 직원의 채용·평가·해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한다.
- 광고 문구와 이벤트 가격을 최종 승인하는 사람이 원장인지 확인한다(의료광고는 제56조·제57조에 따른 심의 대상입니다).
- 계약 형식이 용역계약인지, 사실상 동업(민법 제703조 이하)에 가까운지 구분해 본다.
어느 항목 하나가 애매하다고 해서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 항목이 겹쳐 있다면 계약서를 수정하는 순서부터 상담을 통해 잡아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적용되는 규정과 절차는 사안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