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 어디까지일까요
- 검사 보조와 진단·처방은 전혀 다른 업무이고, 그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원장님도 수사 대상이 됩니다.
- 직원이 한 일이라도 원장님께는 지휘·감독 책임과 자격정지 같은 행정처분이 따로 따라옵니다.
-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직원을 탓하기 전에 업무분장 자료부터 정리하는 순서로 가야 합니다.
라식·라섹 상담데스크 앞에 줄이 서 있고, 뒤쪽 검사실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자동안압계와 각막지형도 검사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상담실장이 검사 결과지를 들고 환자에게 "이 정도면 수술 가능하세요"라고 설명하는 장면, 원장님도 익숙하실 겁니다.
문제는 이 설명이 어디서부터 '진료의 일부를 대신한 것'이 되는지입니다. 수사기관은 그 경계를 원장님의 상식보다 좁게 봅니다.
걸려 있는 것 — 직원 한 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무면허로 의료행위를 한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별개로, 원장님에게는 그 직원을 지휘·감독한 책임이 따로 물어집니다. 실제로 의료행위를 한 것이 아니어도,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업무 체계를 둔 것 자체가 문제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의료법 제66조 제1항에 따른 자격정지 같은 행정처분이 형사 절차와 별도로 진행될 수 있고, 그 설명이나 처치 과정에서 환자에게 피해가 생겼다면 사용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민법 제756조)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직원 한 명의 실수가 아니라 병원 운영 전체가 걸리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어디까지가 보조이고, 어디부터가 의료행위인지
안과에서 자주 흐려지는 지점은 '기기로 수치를 뽑는 것'과 '그 수치를 해석해서 환자에게 말하는 것' 사이입니다. 앞은 대부분 보조 업무로 볼 수 있지만, 뒤로 넘어가면 진단에 해당할 여지가 커집니다.
| 업무 | 보조로 볼 수 있는 범위 | 의료행위로 넘어가는 지점 |
|---|---|---|
| 검사 | 안압계·각막지형도 등 기기 측정, 결과값 기록 | 측정값을 근거로 진단명을 말하거나 수술 적합성을 판단 |
| 설명 | 원장이 이미 내린 처방·수술 계획을 환자에게 반복 안내 | 드림렌즈 도수나 수술 방식을 직원이 임의로 바꿔 설명 |
| 처치 | 점안액 투여 보조, 수술 전후 드레싱 준비 | 레이저 장비 조작, 주사·시술 자체를 직접 수행 |
실제로 수사로 이어지는 흐름
SNS에 수술 전후 사진을 올리고 상담 신청이 몰리는 안과일수록, 상담 인력에게 '설명'을 많이 맡기게 됩니다. 그 설명이 쌓이면서 경계가 서서히 넘어가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한 안과에서 상담실장이 검사 결과만으로 라식 가능 여부와 예상 시력 교정치까지 환자에게 설명해 온 것이 민원으로 수사기관에 알려졌습니다. 원장은 먼저 그동안 작성해 둔 업무분장 지침과 상담 교육 자료, 상담실장에게 매번 처방 확인을 받도록 한 내역을 모아 변호사와 함께 정리했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업무 범위와 지휘·감독 체계를 소명하는 데 그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자료가 사전에 쌓여 있었는지가 조사 단계에서 소명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건이 터진 뒤에 급하게 만든 서류는 그 자체로 신빙성을 의심받기 쉽습니다.
지금 하실 일
조사 통지를 받았든, 아직 받지 않았든 순서는 같습니다. 직원을 먼저 불러 질책하거나 진술을 맞추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업무 체계를 문서로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검사·상담·처치별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업무분장표로 문서화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 상담 직원이 처방·수술 여부를 임의로 설명한 적이 있는지, 상담 스크립트와 실제 운영을 대조해 보기
- 조사 출석 요구서나 수사기관 연락을 받으면 받은 내용 그대로, 수정 없이 보관하기
- 직원과의 대화나 진술을 미리 맞추지 말고, 변호사와 먼저 상담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기
경계가 애매하다고 느껴지는 업무가 있다면, 문제가 생기기 전에 한 번 짚어보는 것이 조사를 받고 나서 소명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적용되는 규정과 절차는 사안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