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동업 정리, 정산에서 다투게 되는 지점들
- 정산 다툼은 지분 가격보다 '무엇을 정산 대상에 넣을 것인가'에서 먼저 벌어집니다.
- 동업계약서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정산을 풀어가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직원 고용관계와 반복 방문 환자 인계를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협상 자체가 늦어집니다.
검진 예약이 가득 찬 오후, 함께 내과를 열었던 동업자 원장님이 "이제 각자 길을 가자"는 말을 꺼냅니다. 위내시경·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종합검진을 주력으로 하면서 두 분이 외래진료와 검진 일정을 나눠 맡아 온 내과라면, 정리하자는 말이 나오는 순간 검진 예약 시스템과 내시경 장비,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둔 요양급여비용까지 한꺼번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내시경실 간호사와 검진 코디네이터, 원무과 직원들이 앞으로 누구 밑에서 계속 일할지도 정해지지 않았고, 블로그와 맘카페에 공동으로 올려 온 검진 후기 글과 계정도 누구 소유인지 애매한 채로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정산에서 걸려 있는 것들
먼저 정리할 것은 눈에 보이는 의료기기나 임대보증금만이 아닙니다.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했지만 아직 입금되지 않은 요양급여비용(미수금), 내시경·초음파 장비의 리스·할부 잔액, 검진 예약 시스템과 전자의무기록 이용 권한, 공동으로 키워 온 블로그·맘카페 계정까지 모두 정산 논의 대상입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기관을 열 수 있는 사람을 의료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어 개설허가 명의는 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두 분이 자금과 역할을 나눠 운영해 온 관계였다면 그 내부 관계는 민법 제703조 이하가 정하는 조합에 가깝게 다뤄지고, 정산도 조합원 사이의 정산 원칙을 참고해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자주 이견이 생기는 지점은 '언제를 기준으로 보느냐'입니다. 검진 환자는 한 번 등록하면 1~2년 간격으로 반복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리 시점의 매출만 보고 나누면 다음 검진 주기에 돌아올 환자와 수익을 두고 다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산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정산은 크게 한쪽이 다른 쪽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과, 병원 운영을 정리하고 남은 것을 나누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절차와 직원·환자 인계 방식이 달라집니다.
| 비교 기준 | 지분을 사고파는 방식 | 병원을 정리하고 나누는 방식 |
|---|---|---|
| 정산 기준 시점 |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의 자산·부채를 기준으로 평가 | 운영을 종료하는 시점의 남은 재산을 기준으로 평가 |
| 필요 절차 | 지분 가치 평가, 개설자 변경이 필요하면 관련 신고 절차 진행 | 검진·진료 종료 공지, 남은 재산을 정리한 뒤 나누는 절차 진행 |
| 직원·환자 인계 | 간호사·코디네이터 고용관계와 검진 예약이 대체로 그대로 이어짐 | 고용관계 종료나 재계약, 반복 검진 환자에 대한 안내가 함께 필요 |
다투게 되는 순간과, 하면 안 되는 일
정산 방식을 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실제 협상 자리에서는 내시경 장비 리스 잔액을 누가 부담할지, 미수 요양급여비용을 어떻게 나눌지, 블로그·맘카페 계정과 병원 이름을 계속 쓸 수 있는지를 두고 다시 이견이 생깁니다.
두 분이 각각 외래진료와 검진센터를 나눠 맡아 운영해 온 내과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처음에는 그 시점 통장에 남은 돈만 반으로 나누고 각자 직원과 환자를 데려가려 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후 건강보험공단에서 들어온 미수 요양급여비용과 내시경 장비 리스 잔금을 두고 다시 다툼이 시작되어, 먼저 자산·채무 목록과 직원별 근로계약 현황을 정리하고, 동업계약서가 있는지부터 확인한 뒤 정산 기준을 세우고, 그다음 검진 예약 시스템과 맘카페 계정 인계 방법을 정하는 순서로 다시 진행했습니다. 이 순서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는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하시면 안 되는 일부터 말씀드립니다. 정산 이견을 이유로 간호사나 코디네이터에게 예고 없이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와 제27조가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되어 별도의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동업자와의 갈등을 직원들 앞에서 드러내거나 반복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풀려는 것도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정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정산 합의 없이 전자의무기록이나 검진 예약 데이터를 혼자 옮기거나 개설자 명의부터 바꾸는 것도, 나중에 의료법 제64조가 정한 개설 허가 관련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합의가 먼저입니다.
지금 하실 일
정산 협상은 자료를 먼저 갖춘 쪽이 논의를 주도합니다. 감정이 앞서기 전에 아래 순서대로 자료부터 갖춰 두시길 권합니다.
- 내시경·검진 장비 리스·할부 계약서와 임대차계약서 원본을 확보합니다.
- 건강보험공단 청구 중인 미수 요양급여비용과 최근 3~6개월 수납 내역을 정리합니다.
- 동업계약서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면 정산 조항부터 다시 읽어 봅니다.
- 간호사·코디네이터 등 직원별 근로계약 현황과 고용승계 여부를 정리합니다.
정산은 금액 하나만 정하면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장비와 자금, 직원과 반복 방문하는 환자까지 함께 정리하는 절차입니다. 순서를 지키시면 다툼의 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적용되는 규정과 절차는 사안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상담을 통해 확인해 주십시오.